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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머신이야기

자격시험용 커피머신 수리(응급조치) 이야기

바리스타요셉 2021. 1. 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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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학교에서 커피바리스타 자격시험을 실시해야 하는데 한 대의 커피머신에서 한 그룹 헤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시험은 고작 2주 남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머신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기존 머신의 수리비 등에 필요한 예산은 편성되어 있지 않아 만약 수리한다면 담당 선생님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1~2만원이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었겠지만 어느 업체를 통해 점검하고 견적 받아보니 메인보드 고장이 의심된다며 교체할 경우 30~40만원 정도이고 만약 메인보드를 교체해 봐도 문제 해결이 안 되어 메인보드 고장이 아님을 알게 되더라도 메인보드는 반품이 안된다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담당 선생님 입장에선 난감하였겠죠.

마침, 그 학교에서 커피바리스타자격증 과정을 수업하는 선생님께서 저를 알고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에게 연락하여서 상황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단 가서 점검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며칠 뒤 출장 가서 점검하여 보았습니다. 

점검결과,

일체형보일러 그룹 헤드를 사용하는 머신인데 머신을 켠 후 예열 과정에서 왼쪽 그룹이 다운되는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예열 과정을 진행하면서 어떠한 문제로 인해 안전을 위해 예열 과정이 멈추는 현상으로 보여 기기를 끈 후 분해해 보았습니다. ( ※ 분해하는 과정에서는 꼭 전원코드를 뽑거나 차단기를 내려 주세요 )

 

 

 

스케일(수돗물에 포함되어 있는 석회질) 이 엄청나죠. 그리고 사진은 제대로 안 찍혔지만 히팅 코일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케일 부분은 점검차 간 상태라서 스케일 제거제를 챙겨가지 못하였기에 임시방편으로 수세미를 이용해서 일단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벗겨내었습니다.

 

 

 

 

 


이 정도면 히팅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그다음으로 히팅 코일 위치를 바로잡았는데요, 우선 분리한 히팅 코일을 다시 조립 후 보일러 내벽에 붙지 않도록 강제로 휘어주었습니다. 

 

참고로, 히팅 코일은 제작과정에서 애초에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 저 있던 상태였으며 10년 정도 사용하면서 스케일이 들러붙게 되었고 그 스케일로 인해 히팅 코일과 보일러 내벽의 간격이 더 좁아져 결국 붙어 버리게 된 상황입니다. 

 


암튼, 이렇게 스케일도 어느 정도 벗겨내고 내벽에 붙은 히팅 코일도 떼어 낸 후 다시 조립하여 확인해 보니 예열이 정상적으로 되며 추출 동작도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다행히 추가적인 문제 발생은 없어서 시험도 잘 치렀다고 합니다.

 


기기가 이상 동작을 할 땐 원인 분석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메인보드 교체했다가 메인보드 이상이 아님을 알게 되었겠고 다시 이상 부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결국 그룹헤드까지 교체하였을 겁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 시험 진행을 할 수 없었겠죠.

 


커피머신 엔지니어는 단순히 한 두 가지 기술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전기, 전자, 배관, 보일러, 기계 등의 지식에 더해 커피를 잘 알아야 되겠죠. 이해력, 관찰력, 분석력 등도 포함됩니다. 

 


좀 더 나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저는 오늘 하루도 부족한 지식 채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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